"1675개의 에피소드… 삼국지는 원래 연극 같은 작품이었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삼국지출판사관련링크
본문
전광진 성균관대 명예 교수
조선멤버십 '드라마 삼국지' 연재
인물의 대사·지문을 대본처럼 표현
중문판 '삼호신편 삼국연의'도 출간

“자! 슬슬 이야기를 시작해 볼까! 천하의 큰 흐름은, 나누어진 지 오래면 반드시 합쳐지고, 합쳐진 지 오래면 반드시 나누어지는 법이다.”
첫 부분이 이렇게 열리는 글이 18일 조선멤버십 연재를 시작했다. 전광진(71) 성균관대 명예교수의 ‘드라마 삼국지(三國志)’다. 원전을 읽는 맛에 더해, 마치 성우가 드라마를 연기하듯 특별 제작한 오디오 파일도 함께 제공된다.
그는 1999~2010년 본지에 ‘생활한자’를 3317회 연재했던 중문학자다. ‘우리말 한자어 속뜻사전’이 종이사전 부문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삼국지(삼국지연의)가 유명 작가의 번역본은 많아도 중문학 전공자가 번역한 책은 드물다’는 후배 교수의 말을 듣고 번역을 시작했다.
그런데 번역을 하며 그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600년 전 명나라 나관중이 원작을 썼고 300년 전 청나라 모종강이 편집한 개정판을 낸 것이 지금의 소설 ‘삼국지연의’다. 그런데 애초에 이야기꾼이 연극처럼 사람들에게 재미있게 말해 주던 삼국지의 극적인 요소들은 모종강에 이르러 빽빽한 한문 통문장의 벽 속에 갇혀 버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가 글 중간중간에 화제를 바꾸기 위한 ‘각설(却說)’이란 말이 삽입돼 있는 것을 발견했다. ‘아하! 삼국지는 원래 짧은 이야기들의 연속인데, 그걸 알려 주는 힌트가 여기 있었구나.’ 여기에 주목해 삼국지를 새로 분해하고 편집한 결과 최근 중문판 ‘삼호신편(三好新編) 삼국연의’를 출간했다. 삼호신편이란 ‘읽기 좋고, 알기 좋고, 찾기 좋게 새로 엮었다’는 뜻이다. 중국 학계의 찬사가 이어졌다.
전 교수의 책에는 두 가지 ‘새로움’이 있기 때문이었다. 첫째 분화표제(分話標題). 총 120회(回)에 이르는 삼국지를 1675개의 에피소드로 구분했다. 고전의 망망대해 곳곳에 일종의 ‘등대’를 세운 셈이었다. 둘째 극본배열(劇本配列). 인물의 대사와 지문을 연극 대본 방식으로 바꾸고 모든 서술을 현재형으로 통일했다.
지금까지 아무도 시도하지 않았던 방식으로, 오히려 삼국지의 ‘오리지널한 맛’에 가까워졌다. 일본 작가 요시카와 에이지의 소설부터 넷플릭스 드라마에 이르는 삼국지의 온갖 각색판으로 인해 오히려 원작에 생소해진 독자들에게는 단비와도 같은 셈이다.
지난 3년 동안 매일 아침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번역 일에만 전념했다는 전 교수는 작품에 수록된 한시 210편 번역이 가장 어려웠다고 했다. 그것은 방대한 역사를 압축한 삽화와도 같은 역할을 했다. 그는 곧 이 ‘삼국지’의 국내 번역본을 낸 뒤 일문판과 영문판도 낼 계획이라고 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